“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롬12:2)

톨스토이의 민화 가운데 ‘세 아들’이란 작품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세 아들을 불러 재산을 나눠주었습니다. “아버지처럼 살아라. 그러면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첫째 아들은 재산을 쾌락에 잃고 말았습니다. 둘째 아들은 즐거움만을 좇아 사는 것이 아버지처럼 사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재물을 모으는데 온 힘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재물을 잃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두 형의 모습을 본 셋째 아들은 아버지처럼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셋째는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고 또 이웃에게 좋은 일들을 많이 하신 아버지의 삶을 깨달았습니다.

톨스토이는 이 단편에서 아버지는 하나님, 세 아들은 우리 인간이라고 말합니다.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처럼 사는 사람이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요 17:3]“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

하나님을 알고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지혜를 가진 삶을 사는 것이 영성적 삶입니다. 영성은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하나님을 선택하고, 하나님의 것을 선택하고, 하나님을 위하여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 영화관에서 하나의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멀티플렉스’라 하여 한 영화관이 여러 영화를 상영합니다.

자동차를 살 때도 ‘옵션’이 다양하여 선택합니다. 텔레비전의 채널도 복합채널로 변하여 수십 개의 채널 중에 선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 종류도 마흔 개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선택은 현대인의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미국 이야기입니다. 식당에서 콜라를 주문합니다. 종업원은 “클래식 콜라, 뉴 콜라, 체리 콜라, 다이어트 콜라 중 무엇을 원하세요?”라고 합니다. “다이어트 콜라 주세요” 라고 고객은 주문합니다. 다시 종업원은 “일반 다이어트 콜라 드릴까요, 카페인 없는 다이어트 콜라를 드릴까요?”라고 묻습니다. 고객은 짜증스런 표정을 하며 “됐어요. 그냥 ‘세븐 업’ 주세요” 라고 한답니다.

우리가 사는 포스트모던 문화는 선택하는 문화입니다.

선택은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총의 통로입니다.

누가복음 15장의 잃은 것의 비유에서 인간에게 선택하게 하신 아버지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목자는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을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를 찾으러 갑니다.

여인은 잃어버린 동전을 찾을 때까지 온 집안을 쓸며 찾았습니다. 목자는 양을 찾으러 가고, 여인은 동전을 찾기 위해 집안을 씁니다. 그러나 탕자의 아버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양을 잃은 것은 양의 뜻이 아닙니다. 동전을 잃어버린 것도 동전의 책임이 아닙니다. 양과 동전은 선택권이 없습니다. 탕자가 집을 나간 것은 그의 고의적 선택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하여 돌아오게 하십니다. 나간 것도 돌아온 것도 그의 선택에 맡기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의도입니다.

태초의 사람 아담은 선택에 실패했습니다. 동산에는 두 나무가 있었습니다. 두 나무는 하나님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삶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생명나무란 예수님을 상징합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율법을 나타냅니다. 처음 사람은 생명이 아닌 율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도 선택에 실패하였습니다. 빌라도의 법정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예수님과 바라바 사이에서 바라바를 선택하였습니다. 생명이 아닌 죽음을 선택하였습니다. 선택의 실패였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운데 ‘인적이 드문 길’이란 시가 있습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네. 나는 인적이 드문 길로 발걸음을 옮겼네. 그 선택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네.”

우리의 선택은 우리의 인생을 좌우합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꿉니다.

우리의 선택은 나를 위한 자기중심적 삶으로 이끌기도 하고, 주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살 수 있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은 우리가 어제 내렸던 선택의 결과입니다. 내일은 오늘 우리가 선택한 결과가 될 것입니다.

좋은 선택은 그리스도인의 삶과 사역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분별의 기술입니다.

선택의 영성은 가장 아버지를 닮게 살아가는 삶의 영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