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원목 사역은 병원 선교에서 필수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중단됐던 원목 사역의 실태를 짚어보고, 사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 한국기독의사회와 서울기독의사회가 20일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담임목사 김경진)에서 '서로 합력하여 선을 이룹시다'(롬8:28)란 주제로 제11차 병원선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소망교회 국내선교부, 서울경기강원지구원목협회가 후원해 마련됐다.
원목은 병원이라는 특수한 목회 현장에서 사역을 하는 목회자를 가리킨다. 원목들은 병원에서 심방과 상담, 기도로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음악회 같은 정기 행사나 호스피스 봉사, 병원 직원들에게 사명감을 불어넣는 예배 인도까지 병원 선교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한다.
원목 사역은 병원 선교에서 필수적이지만, 1년 10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사역이 대부분 강제 중단되는 위기를 겪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병원 출입이 어려워지면서 환자들을 만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국기독의사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거의 모든 병원에서 원목의 활동을 중지시켰기 때문에 원목들은 2년간 사역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영상 예배를 드리고, 작은 선물과 함께 주보를 병상에 전하는 등 사역을 이어간 병원 교회도 있으나, 전국에서 일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원목 사역 여건 열악…최저 생계비도 못 받아-
이번 병원선교대회에선 코로나19 상황 속 원목 사역의 실태가 발표됐다. 원목들의 사역 여건은 다소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경기강원원목협회가 소속 원목 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53.4%가 사례비를 50만원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50~200만원 미만을 받는 원목은 19.9%, 200만원 이상은 26.7%였다. 과반 이상의 원목들이 사실상 자비량 목회를 하고 있는 셈이다.
병원사역 준비에 필수적인 원목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일반 사립병원과 요양병원이 사역지인 원목 33.3%가 원목실이 없다고 답했다. 13.3%는 병원의 다른 사무실을 임시로 같이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사역지라고 볼 수 있는 기독병원과 국공립병원, 사립대병원은 원목실이 있었다.
서울경기강원원목협회 김경수 회장(중앙보훈병원 원목실장)은 "원목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병원 내 위치의 불안함, 은퇴 이후 생계 불투명 등의 이유로 사역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도 "원목 사역의 중요성을 체감하기에 사역을 계속하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선교계는 원목이 선교 병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고, 환자들과 병원 직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막중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기독의사회 백광흠 회장(한양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은 “원목 사역을 위해 의료인과 한국 교회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며 “미국 등 서구에서 제도화 돼있는 ‘병원 채플린’ 사역처럼 국내 병원 안에서도 원목들이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기독의사회와 소망교회는 원목 사역을 살리기 위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목 10여 명에게 소정의 지원금을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기독의사회와 한국원목협회 등 단체들은 병원선교의 필요성을 한국 교회에 알리고 교단 내 병원선교위원회를 만드는 일에도 나설 계획이다.